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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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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2일 밤, 네가 쓰러져 강남성모병원 응급실에 있다는 세현 엄마의 연락을 받고 엄마는 황급히 병원으로 향했지. 90여분의 뇌수술 후 신경계중환자실로 옮겨진 넌 산소 호흡기를 낀 채 무의식 상태였지.
언제나 넌 엄마, 아빠의 영원한 희망이었고 든든한 버팀목 이었는데 이 상황에선 완전히 하늘이 무너지고 온 천지가 어둠이었지.
입원에서 상사까지 길지 않은 일주일, 넌 말 한마디 없이 엄마, 아빠 곁을 떠나버렸다. 5월8일 어버이날이 네 생일인데 35번 째 생일도 못 넘긴 채 그리 짧은 생을 마감했다.
네가 결혼하고 부모 곁을 떠나니, 품안의 자식이라고 한 달에 한 번이나 상면할 수 있었을까?... 엄마, 아빠가 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할 뿐이구나. 지난겨울 기침감기로 한 달여를 고생했을 때 엄마, 아빠가 대학병원에서 종합검진 받도록 주선해 주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구나. 아빠는 이젠 후회하는 말은 그만두자고 하지만 마음이 여린 엄마는 그럴 수가 없구나.
유난히도 사랑스런 딸같이 자상했던 넌, 저녁이면 “ 엄마, 저요 저. 오늘은 어떻게 보내셨어요?” 하며 전화를 주던 네 나직한 음성이 그리워지는구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네 살배기 세현이와 사랑하는 세현 엄마는 어떻게 세상을 헤쳐 나가라고...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세현이는 어두워진 저녁 조그만 인기척에도 아빠발자국 소리라고, 왜 돌아가신 사람은 얼굴을 볼 수 없느냐고 물을 땐 난감해진단다.
유난히 남보다 몸이 약했어도 항상 몸조심하고 모든 일에 조신했던 넌 현대차 연구소 연료전지팀에서 주어진 책무에 창의적인 업적을 남기며 자부심을 가졌었는데... 아직도 네 방엔 4월12일 그날까지 연구업무 일정이 쓰여진 노트가 네 출근 가방 속에 그대로 있지. 아직도 네가 퇴근하면 입곤 하던 츄리닝과 연구소 출퇴근 시 체크카드가 그대로 벽에 걸려있지. 신발장엔 네가 그리 즐겨 신던 나이키 운동화가 얌전히 앉아 영원히 오지 못할 주인을 기다리고 있지. 5년 전 너의 결혼식 후 인천공항까지 웨딩 카를 운전하셨던 양 기사님께서 빨갛게 눈시울을 적시며 장례식장을 찾아주셨을 땐, 언제나 낮은 사람들에게 따뜻이 감싸주던 널 짐작할 수 있었지.
지난 장례미사 날, 방배동 성당에 검정 색 운구차가 도착하니 저 차속에 누가 탔느냐고 묻는 어린 세현이를 보면서 연구소의 많은 네 동료들이 눈시울을 붉혔지. 그 날은 벚꽃이
만발했던 4월 22일, 바람이 살며시 다가오니 네가 누워있는 운구차에 예쁘게 꽃비가 내렸었지. 그러나 우리 가족에겐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주님, 이렇게 너무도 일찍 하늘나라로 데려가신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면 미카엘을 구원해 주소서. 새벽마다 엄마는 널 애타게 부르며 위령기도를 드리곤 하지.
주님 미카엘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김석두 헤레나가 지난 4월20일 선종한 아들 이진호 미카엘을 그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