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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란 참 대단하죠?

글쓴이 :

등록일 : 2012-09-07

조회수 : 181

여기에 글을 쓰는건 처음이네요. 아직 파릇한 20세이지만 걱정거리가 하나도 없다면 여기다 글 쓰는 일은 없었겠죠. 그러므로 초장부터 제가 오늘 깨달은 것과 속내를 털어놓고자 합니다. 나이드신 분들이 보면 어이없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 배운건 저에게 매우 뜻 깊다 생각이 듭니다.



살면서 부모에 관한 생각을 얼마나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떨 땐 의지하고 어떨 땐 멀리하는 존재이죠. 때론 협력도 하죠. 이게 바로 \'가족\'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간과하고 살아가듯이 저 또한 그렇습니다. 부모님들이 가족을 지탱하기 위해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자식들인 우리들이 부모의 등골을 얼마나 갉아먹고 있는지. 그런데도 부모들은 자식들을 보면서 웃습니다.



왜 그럴까요? 왜 웃으면서 참으면서 울면서 까지 자식들을 사랑할까요.



개개인마다 속사정은 다르지만 아마 공통적으로 무의식적인 \'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짐승들은 모습은 똑같아도 애정만은 다르지 않습니까. 인간도 똑같이 자식들에게 자기도 모를 사랑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사랑하는데 이유따윈 필요 없지만 말입니다.



제 아버지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태어난 순간부터 제일 기뻐한 사람은 아버지였고, 제가 곤란할 때 상담역을 맡아준 것도 아버지였고, 말동무와 장난을 치는 것도 아버지였습니다. 알고 보면 매우 당연하면서도 간단한 겁니다. 하지만 죄송하게도 오늘에서야 깨달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단순히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쁩니다. 눈 앞에서 웃고 장난치던 그 때는 알아채지 못했던 커다란 존재가 사라졌다는걸 2년이나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중학교 무렵 왜 계속 등산을 가자고 했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갑니다. 단순히 체력 관리가 아니라 같이 있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족이 좀 처럼 뭉치지 못하고 말도 잘 트지 못하니 자신만의 강구책을 구상해낸 것일지도 모릅니다.



항상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해 왔지만 그 이유를 몰랐지만 이젠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자리에서 확실히 외칠 수 있죠. 저는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버지 뿐만 아니라 어머니에 관해서 쓰자고도 합니다. 사랑하는 상대를 잃은 어머니는 아버지를 뵐 때 마다 울음을 못 참으십니다. 그래서 저는 짜증이 솟구쳤습니다. \'이제 1년 지났으니 이겨냈어도 충분하지 않나\' 라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허나 어떠한 것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정말로 사랑하는 상대가 더이상 볼 수 없게되고 추억으로만 남는다면 1년이고 10년이고 100년이 지나도 눈물이 나온다는걸 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어머니는 남은 자식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노력하십니다. 일도 늘려가면서 자신을 혹사 시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어머니를 돕자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그저 당연하다 여겼고 그런 일상이면 충분하다 생각했습니다. 이제와서 새발의 피 조차 못 미치는 정도로 돕고 있지만 자신을 참고 살아가는게 정말로 존경스럽니다.



더욱 신기한건 가족이 좀 더 화목해졌다는 겁니다. 완전한건 아니지만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원래대로라면 말 조차 안하는 가족이 종종 거실로 모여서 한 마디, 두 마디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 이루어진걸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가족에게 투자했던 부모의 모습에 감동하고 깨달아버렸기에 이렇게 짧은 글로 남깁니다.









아빠, 이제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