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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2-09-07
조회수 : 160
어젯밤에 두 딸(세실리아, 수산나)과 함께 다가 올 설날에 쓸 물건을 사러 마트에 갔었어요.
왜그렇게 서두르냐구요?
사실...
나도 다음주에 수술예약이 잡혀서 입원하거든요.
수술은 걱정하지마세요. 살아계실때 당신이 늘~ 걱정하던 걸 하는거니까요.
아이들한테 떠나면서 "아빠가 못해 주고 가니까 너희들이 엄마 꼭! 수술할 수 있게 해라!" 라고 당부하셨던 수술이예요.
퇴원해서 장을 봐도 늦진 않겠지만... 그래도 미리미리 조금씩 장을 봐놔야
당신 하느님 곁으로 가고 처음 맞이하는 명절상인데 실수없이 잘 차려서 당신을 초대하려구요.
그런데 제수용품을 고르면서 왜그리도 어색하고... 온몸이 중력으로 붕~ 떠서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던지요.마치... 내일이 아니고 다른사람 심부름하는것처럼!..느껴지는것은 왠일일까요?
당신의 숨소리.. 목소리...화장품 냄새...기침소리...우리를 부르는 소리...
모두모두 변함없이 오감으로 느껴지고 들리는데...
안방 화장대 옆에서 늘 그랬듯이... 당신이 들고 다니던 가방과 노트북이 그대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젠 우편물의 이름에서 조차 당신 이름이 사라졌네요.
여보! 시간이 가면 갈 수록 당신이 더 그립고..보고싶고...진짜 당신이 안오나?...
아무나 붙잡고 물어 보고 싶고...
우리딸들도, 아들도 슬픔을 감추고 잘 지내는데
어미라는 것이 왜이리도 못났는지...
살아생전에 조금이라도 나에게 상처주는 말한마디라도 한 당신이라면?
원망이라도 ...해보련만!...
당신이 했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가슴 속 뼈저리게 그립고... 기다려지고 ...
그렇게 그리운 추억만을 남기고 떠난 당신이라서 자꾸만 더 보고 싶네요.
여보! 수술 잘 받고 와서 설날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 잘 차려 놓을 테니까 많이 드시고 가세요.
꼭!...아이들과 저를 보러 오실거죠?
초대 할께요.
꼭! 오세요.
사랑해요. 베드로!.....
